보크(Balk)는 투수가 주자 있는 상황에서 규칙을 어겼을 때 선언되는 반칙으로, 주자에게 자동 진루를 허용하는 매우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특히 사회인야구에서는 보크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투구 루틴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보크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크는 투수 본인은 물론, 포수와 내야진 모두의 흐름을 깨뜨릴 수 있는 요소이므로 사전 이해와 훈련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보크의 주요 발생 요인과 방지 요령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소개합니다.
셋포지션의 정확한 수행
투수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동작이 바로 셋포지션(Set Position)입니다. 이 셋포지션은 보크 판정의 핵심 기준 중 하나이며, 규칙상 “완전한 정지 후에만 투구 가능”하다는 조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인야구에서는 이 정지 동작이 불완전하거나 습관적으로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본인도 모르게 보크를 범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급하게 던지려는 마음이 앞서거나, 경기 중 긴장 상태에서 루틴이 흔들리면 멈춤 없이 공을 던져 버리게 되는 실수가 나옵니다.
셋포지션의 정확한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투수가 고무판에 두 발을 올린 상태에서, 두 손을 함께 모으고 몸을 정지시키는 동작입니다. 이때 양손이 가슴 근처에서 만난 후, 몸 전체가 ‘멈춘 상태’로 1초 이상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 정지 시간은 심판에 따라 기준이 다소 유동적일 수 있으나, 1~2초의 정지는 보크를 방지하기 위한 안정된 기준으로 간주됩니다. 만약 손을 합치기도 전에 상체가 움직이거나, 정지 상태 없이 곧바로 투구를 시작하면 이는 명백한 보크로 선언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는 투수가 상황에 따라 루틴을 바꾸는 경우입니다. 주자가 없을 때는 정지 동작 없이 자연스럽게 던지다가, 주자가 있을 때만 억지로 정지 동작을 취하게 되면 동작 자체가 어색해지고 실수 확률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주자 유무에 관계없이 항상 같은 루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습 단계에서부터 ‘셋-정지-투구’의 기본 흐름을 몸에 익히고, 경기가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루틴을 유지해야 보크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셋포지션 보크 방지 팁
- 정지 시간 확보: 두 손을 합친 후 최소 1~2초 멈춤 유지
- 움직임 일관화: 투구 전·후 몸과 손의 위치가 매번 동일해야 함
- 루틴 암기: “셋-정지-던지기” 구호화로 루틴 안정화
훈련 방법
- 거울 앞 루틴 점검: 본인의 동작이 완전히 멈추는지 육안으로 확인
- 영상 촬영 후 분석: 경기 중 루틴과 훈련 루틴 비교로 일관성 확인
- 타이머 활용 정지 연습: 2초 정지 후 투구 훈련으로 기준 확보
셋포지션은 단순한 준비 동작이 아닌, 경기의 규칙을 지키는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이를 정확히 수행하는 투수는 상대 주자에게도 부담을 주며, 자신의 피칭 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작은 동작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정지 동작에 대한 철저한 훈련과 습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견제 동작의 합법적 구성
보크가 자주 발생하는 또 다른 상황은 견제 동작입니다. 특히 1루나 3루에 주자가 있을 때, 투수가 견제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투구 모션처럼 보이는’ 애매한 동작을 하게 되면 보크가 선언될 수 있습니다. 견제와 투구 동작은 외관상 유사하기 때문에, 심판이 이를 오해하거나, 규정상 기준을 벗어난 동작을 했을 경우 바로 반칙이 선언되는 것입니다. 특히 견제를 할지 투구를 할지 불분명한 모션은 가장 위험한 보크 유형 중 하나입니다.
견제 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앞발의 방향’과 ‘축발의 위치’입니다. 투수는 견제를 할 때 앞발이 반드시 1루 방향으로 명확하게 향해야 하며, 뒷발(축발)은 고무판에서 떨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우완 투수는 견제 시 허리를 트는 각도에 따라, 홈으로 던지려는 동작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신체의 방향성과 발의 각도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좌완 투수의 경우엔 더욱 민감합니다. 좌완 투수는 앞발이 홈 쪽으로 약간만 향해도 보크로 선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끝의 방향과 무릎 각도를 명확하게 1루로 향하게 고정해야 합니다.
또한 견제를 하다 멈추거나, 모션 중 다시 베이스를 바라보는 행동 역시 보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견제는 한 번에 끝나야 하는 동작입니다. '하려는 듯 안 하고 다시 돌아서는 동작'은 금지되어 있으며, 베이스 방향으로 던질 의도가 없다고 판단되면 보크로 처리됩니다. 따라서 견제 연습 시에는 ‘1동작 1견제’ 원칙을 지켜야 하며, 본인이 설정한 견제 루틴을 반복 훈련해 모션이 항상 동일하게 나올 수 있도록 습관화해야 합니다.
견제 보크 발생 예
- 축발 이탈: 뒷발이 고무판에서 떨어지거나 회전 각도 벗어남
- 앞발 방향 불명확: 홈 방향과 1루 방향 중간일 경우 보크 가능성 높음
- 동작 멈춤: 견제 도중 멈추는 행위는 반칙 처리됨
견제 훈련 포인트
- 발끝 라인 테이핑: 연습 시 발끝 방향 고정 연습
- 투구-견제 루틴 분리 훈련: 두 동작이 구분되도록 훈련
- 상체 흔들림 최소화: 허리 회전 동작 일관성 유지
견제는 뛰어난 무기이기도 하지만, 부주의하면 스스로 자멸하게 만드는 칼날입니다.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규정에 맞춘 견제 루틴을 체계적으로 연습하면 보크 없이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합니다. 훈련 없는 견제는 오히려 팀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규칙 이해와 멘탈 루틴 정립
보크를 방지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보크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많은 투수들이 보크의 정확한 정의나 조건을 모른 채 던지다 심판의 지적을 받고서야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파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늦은 시점입니다. 보크는 규칙에 명확히 정의되어 있으며, 투수가 사전에 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다면 대부분의 보크는 예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간 후에는 반드시 공을 던져야 한다’는 규정이나, ‘셋포지션 중 정지 없이 투구하거나, 불필요한 움직임이 있을 경우’ 보크로 간주된다는 것 등은 반드시 외워두어야 하는 기본 지식입니다. 이러한 지식 없이 몸으로만 투구하는 것은 마운드 위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사회인야구에서는 보크를 세세하게 짚어주는 코치나 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투수 본인이 보크 규정을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멘탈 루틴’을 정립하는 것도 보크 방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루틴이란 경기 중 자신만의 일정한 리듬과 사고 흐름을 말하며, 이것이 확고할수록 경기 중 긴장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투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구 전 “셋 – 정지 – 호흡 – 투구”라는 4단계 루틴을 반복한다면, 심리적으로도 안정되며 보크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루틴은 연습 때부터 반복해야 경기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합니다.
필수 보크 규칙 요약
- 투수는 셋포지션 후 1초 이상 정지해야 함
- 투구 동작 진입 후는 반드시 홈으로 던져야 함
- 견제 시 축발은 고무판을 벗어나면 안 됨
멘탈 루틴 구성 팁
- 호흡 고정: 셋 전후 일정한 호흡 유지로 긴장 완화
- 투구 루틴 언어화: 머릿속으로 단계별 구호 반복
- 포수와 사전 루틴 공유: 작전 간 루틴 깨지지 않도록 조율
보크를 단순한 실수로 보지 말고, 투수의 완성도와 경기 이해력을 반영하는 척도로 인식해야 합니다. 규칙에 대한 이해, 루틴 정립, 감정 조절은 모두 보크 없는 피칭의 기반이 됩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더 많은 투구 상황을 만날 것이고, 그때마다 정돈된 루틴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결론: 보크 방지는 루틴과 습관에서 시작된다
보크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실점을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투수라면 반드시 방지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셋포지션의 정지, 견제 동작의 명확성, 그리고 규칙에 대한 이해는 경기에서의 불필요한 변수들을 줄여줍니다. 사회인야구에서는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 하나가 경기 흐름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수의 루틴은 곧 경기 운영 능력입니다. 훈련을 통해 일관된 동작과 멈춤 습관을 만들고, 견제 시마다 규칙에 맞는 발동작을 체계화하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 있는 마음으로 마운드 위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보크 방지법입니다.